혹시 폴리텍에 가려고 고민중이신 분들 계실까요?
저도 폴리텍에 가기전에
이런저런 곳을 뒤져봐도 도대체 어떤 곳이고 뭘 배울 수 있는 곳인지 감이 안왔습니다.
무작정 숫자만 내세우면서 취업률 밖에 안알려주더군요ㅎㅎ
뭐가 있고 뭐가 있고 설명을 들어도 사실 감이 안오죠.
아직 전기에 대해 문외한일텐데 듣는다고 뭘 알겠습니까ㅎㅎ 저도 그랬구요.
지금 여기서도 뭘 실습하고 뭘 공부하고 이런거
말씀을 드려도 아마 감이 안오실겁니다. 너무 막연한가요?
그래도 굳이 말씀을 드리자면
실습 환경이 이렇게까지 잘 갖춰진 곳은 폴리텍밖에 없다고 보증은 할 수 있습니다.
진주폴리텍 전기과를 다녀볼까 고민중이신 분들이
조금이라도 고민을 덜었으면 합니다.
저는 몇년 전에 진주폴리텍 대학에서 전기과를 수료했습니다.
김성삼 교수님 지도하에 있었고 요즘도 가끔 연락을 합니다.
자격증도 따고, 취업도 했죠. 그 경험을 여러분들과 나누어볼까 합니다.
일단 알고 계셔야 하는 점은 1년 과정이라는 점입니다.
고졸이신 분들이 여길 다닌다고 해서 학위가 나오는게 아니구요. 지원금을 받으면서 다닐 수 있습니다.
제가 수료한 이후로는 지원금이 많이 줄었다고 하더라구요...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공부하시면서 다소 비용이 생길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제가 다닐때 되게 놀랐던 것은...
생각보다 학생들의 나이대가 높았다는 것입니다.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네요.)
제가 그때 28살이었던거 같은데 입학 전에는 내심 '내가 제일 형이겠지?' 싶었습니다.
근데 왠걸? 30대 형님들이 수두룩하더군요. 심지어 40대 50대분들도 있었습니다.
지금 다시 뭘 배우기에 늦었나? 싶은 그 생각? 안하셔도 됩니다ㅋㅋ
진짜 신기했습니다. 40대 50대분들도 자격증을 턱턱 따신다는게... 히야...
진주폴리텍 전기과가 지향하는 어떤 분위기가 있습니다.
확실하게 전기관련 자격증을 취득시키고, 전기관련 업체로 취업을 시키려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전기기능사는 당연히 따게되고요. 이건 그냥 디폴트 값입니다.
최우선적으로 "전기기사 자격증"을 취득하게 해주려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그래서 교수님들이 성실한 학생을 가려내는 작업을 합니다.
공공연한 비밀입니다만... 야간 수업이 있습니다.
입학을 하시자마자 아마 야간 수업 들을 사람 모집을 받을겁니다.
말은 모집이라고 하지만, 무조건 하셔야됩니다.
혼자 따로 인강을 듣고 어쩌고 하면서 안하는 사람들 많습니다.
혼자 공부하겠다는 말을 꺼낸 순간부터 자네는 아웃입니다.
그냥 "성실한 학생들" 후보에서 제외가 되고 나중에는 수업 참가하려고 해도 안끼워줍니다.
야간 수업에 들어가신 분들이 자격증을 많이 땁니다.
"나는 스파르타 학원에 온 것이다." 생각하시고 그냥 공부 빡세게 해보시길 바랍니다. 정말 좋은 경험이 될겁니다.
낮에는 실습을 하고, 밤에는 수업을 들어야하고, 주말에도 학교 와서 빡공해야합니다.
쪼오금 힘은 듭니다. 하지만 사람은 적응의 생물이랍니다?
다 합니다. 다 해요ㅎㅎ
아 좀 빡센데? 쉬엄쉬엄할까? 하고 기지개 한번 켜면요.
내 옆사람이 빡세게 하고있고요.ㅎㅎ
설렁설렁 하면서 집중도 안되고 그냥 고개 한번 들면
앞에 계신 많은 분들이 고개를 푹 쳐박고 열공을 하고있을겁니다.
저인간들은 집에 갈 생각이 없나 싶은 생각이 들거에요.
내가 이렇게 설렁설렁해도 되겠나 싶을거에요.
안할래야 안할 수가 없는 분위기가 만들어집니다. 걱정 마세요.
띵가띵가 하는 부류의 타입도 있긴한데 (일단 이런 사람은 야간 수업 못들어옵니다)
그런 분들이랑은 말도 섞지마시고 아는체 말고 피하세요.
인생에 하등 도움 안되는 부류입니다.
그런애들이 남들 다 붙는 자격증 시험 떨어지고 나서 "폴리텍 가지마세요." 이런글이나 쓰는겁니다.
거기서 공부 잘하고, 취업도 탁탁 잘하시는 분들은 아무 글도 안써요ㅎ
괜히 인터넷에 폴리텍에 안좋게 말하는 글이 막 보인다고
'아이씨... 거기가면 내 인생 망하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은 안하셨으면 좋겠습니다.
3류 인생들만 그런글 쓰는거에요.
여기 오신분들은 이미 좀 절박한 상황이기 때문에 그렇게 막 게으른 사람들도 잘 없구요.
정말 성격이 막장이라서 교수님이랑 싸우고 막 그런 사람 1명 있었는데 퇴학당했어요.
얄짤없습니다 여기ㅎ
내가 난데~ 하면 짤립니다. 진짜로 짤라요.
이런저런 실습하시면서 전기가 어떻게 연결이 되고, 어떻게 기기가 작동이 되는지 알기 싫어도 알게 됩니다.
수료를 할때 쯤이 되면, 혼자서 형광등을 LED등으로 교체한다던가, 집에 낡은 콘센트를 혼자 교체할 수도 있을겁니다.
음... 그래도 도면을 읽는 거에 대해서는 많이들 어려워하시더군요.
캐드 수업을 해주긴 합니다만 솔직히 좀 빈약하고요. (사실 현장에서는 캐드 쓸 일이 없긴합니다.)
저도 처음에 도면 읽는게 참 힘들었는데요. 그건 취업을 해서 도면을 많이 좀 접해봐야 느는거 같아요.
그것만큼은 학교 수업만으로는 한계가 좀 있는거 같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전기과가 실습 좀 하겠다고 멀쩡한 학교 전기를 on/off 시킬수는 없거든요ㅋㅋ
현장에서 문제 생긴거 해결하는 김에 내가 궁금한거 이거저거 다 건드려보고
시행착오 겪으면서 배워야하는 영역인거 같습니다.
2학기쯤 되면 슬슬 취업 알선이 들어옵니다.
이런 업체가 있어요~ 하고 벽보에 정보가 올라오거든요.
사실 벽보에 올라오는 정보는 좀 늦습니다.
교수님들이 눈여겨 봐둔 "성실한 학생들"에게 기회가 먼저갑니다.
이것도 공공연한 비밀인데요ㅋㅋ
"성실한 학생"이 먼저 교수님들 방에 불려갑니다.
이런 업체에서 구인요청이 왔는데 너 생각있니?
거기서 해당 학생이 NO라고 하면 그제서야 그 구인요청은 벽보로 갑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제안이 오면 왠만하면 받아들이셨으면 좋겠습니다.
일단 교수님들이 물어오는 업체들은요. 우리가 몰라서 그렇지 제법 좋은 업체들이구요. 12월에 가까워질수록 구인요청 오는 업체가 잘없습니다. 12월부터는 거의 전쟁입니다. 조건 따지고 그런거도 없어집니다. 전국 어디든지 취업만 시켜주면 갈 기세에요ㅋㅋ
벽보에서 공개적으로 신청 받아서 면접으로 뚫는 것도 좀 힘들더군요.
정말 어이없게 탈락한 경우가 한번 있었는데
"그쪽은 너무 젊어서 우리랑 일하기는 좀 힘들어보입니다."
하면서 탈락을 준 회사도 있었습니다. 30대 형님들 2명이 붙고 저는 20대라서 탈락...
아니.. 보통 어린게 더 좋은거 아닌가...?
세상에... 이런 경우도 있습니다. 허허허.
기회가 오면 일단 잡고보십쇼.
교수님들이 이상한 업체를 소개시켜주거나 그러지 않습니다. 믿으세요!
정말 다양한 업체가 있고 다양하게 취업을 하지만서도
크게 본다면 3가지로 갈리는 거 같습니다.
1. 전기 관련 업체
2. 승강기 유지보수업체
3. 아파트 관리실
저는 교수님이 물어다준 업체 다 거절하다가...
나중에는 전기관련 업체 다 탈락해서 어쩔 수 없이 승강기 업체로 간 케이스입니다.
승강기 업체에서 1~2년 일하다보면요
결국에는 승강기안전공단을 노려볼까? 하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돌고 돌아서 결국에 공단을 노리는 시도를 할거라면
차라리 폴리텍에 있을때부터 승강기안전공단을 노려보는게 이득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어요.
공식적으로는 전기과니까 전기기사 자격증을 최우선으로 하고
교수님들이 승강기업체에 대해서 잘 모르셔서
승강기쪽으로는 자격증이나 취업으로도 피드백을 받기는 좀 힘들겁니다.
공단 노려보라는 얘기도 아마 안해주실거에요.
에이... 공부 못해서 폴리텍 왔는데 내가 무슨 공단이야...
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어요. 실제로 저도 그런 생각 했었구요.
근데요.
승강기 업체에 취업해서 몇년만 굴러보시면 진짜 알게됩니다. 이거 할만하다는걸 느껴요.
일하다가 다시 공부해서 공단 들어가신 분들도 실제로 2명 봤습니다.(물론 원하는 지역에서 근무하는건 아니지만)
"승강기기사" 자격증을 따시고, NCS를 준비해보셔서 승강기안전공단 취업을 노려보시는 것도 저는 추천드립니다.
내가 20대다? 무조건 해볼만합니다.
아파트 관리실은... 첫 취업으로 갈만한 곳은 아닌거 같습니다.
아무런 경력이 없는 상태에서 뭔가 기술을 배울 수 있는 곳은 아닌거같아요.
전기쪽에서 일을 하든
승강기 쪽에서 일을 하든
통신에서 일을 하든
뭘하든 상관 없어요.
뭐라도 다른걸 하다가
기술을 좀 익힌 다음에 아파트쪽으로 가시면 좋겠습니다.
(전기기사 따고 전기과장으로 가면 더 좋겠죠?)
제가 승강기 일을 하면서도요...
전기과장들이 뭘 할줄 몰라서 저한테 부탁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무슨 전기과장이 이걸 못해?' 하는 생각이 들어요.
말도 안되는거 같죠? 진짭니다.
할줄 모른다고 제발 좀 도와달라고 정말...사정사정을 합니다ㅋㅋ
눈물이 앞을 가려요... 도와주고 밥 얻어먹은 적도 많습니다ㅋㅋ
아파트로 가신 분들은 왜 그렇게 또 폴리텍 출신 선배님들이 많은지ㅋㅋㅋ
이거 내가 할일 아니라고 외면하기도 좀 그렇거든요?
폴리텍 출신끼리 서로 도와야지 뭐 어쩌겠습니까?
좋은게 좋은거라고, 저는 그냥 다 해드렸습니다.
참, 그런걸 보고 있으면...
처음부터 아파트 취업은 좀 아닌거 같습니다. 굉장히 고생 하실거에요.
제가 말씀을 드릴 수 있는 부분들은 이 정도 인거 같습니다.
폴리텍 정말 좋은 학교라고 생각하구요.
제가 백번 말해도 결국 직접 부딫혀보시면
느끼게 되고, 알게되는게 더 많을겁니다.
이런저런 고민도 많으실거고 걱정도 되시겠죠. 저도 가보기 전에는 그랬습니다.
걱정할게 아무것도 없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본인이 얼마나 열심히 하느냐에 따라 모든게 결정됩니다.
요즘은 중소기업에 지원해주는 정책도 워낙 많아서요.
취업 하시게 되면 "청년내일채움공제" 이런것도 다 챙겨드시고!
청년 월세, 청년 교통비 등등 이런거 다 챙겨드셔야합니다!
아무튼
폴리텍 가시면 절대 후회하지 않으실거에요.
몸은 좀 힘들겠지만 마음은 편안하실겁니다.
그럼 이만 줄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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